마우스 펄사 X2N CrazyLight Mini 경량의 끝판왕 사용 리뷰(초경량, 그립감, 8K폴링)
게이밍 마우스를 새로 살 때마다 드는 고민이 있습니다. 스펙표에 적힌 숫자가 실제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을 보장해 주느냐는 거죠. 펄사 X2N CrazyLight Mini는 35g이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친구가 용돈을 모아 이 마우스를 구매했고, 저도 옆에서 직접 써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 35g 초경량 마우스의 빛과 그림자 |
초경량 35g, 손에 쥐면 정말 다를까
박스를 열고 마우스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안에 배터리가 들어 있긴 한 건지 의심될 만큼 가볍더군요. 장난감 마우스를 집어 드는 느낌이랄까요. 평소 쓰던 마우스가 묵직한 편이어서 체감이 더 컸을 수 있지만, 35g이라는 수치가 실제 손 위에서 이렇게까지 극적으로 느껴질 줄은 몰랐습니다.
무게 외에도 이 마우스가 경쾌함을 극대화한 방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UHMW-PE 재질의 도트 스케이트입니다. UHMW-PE란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ltra-High-Molecular-Weight Polyethylene)의 약자로, 마찰 계수가 매우 낮아 마우스패드 위에서 저항 없이 미끄러지는 성질을 가진 소재입니다. 쉽게 말해 마우스 바닥에 붙이는 테플론 발보다 더 잘 미끄러지는 고급형 발이라고 보면 됩니다. 16개나 붙어 있어서 패드 위에서의 슬라이딩이 유독 경쾌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발로란트를 몇 판 돌려보니,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플릭샷(Flick Shot), 즉 빠르게 조준점을 이동시켜 단숨에 맞추는 동작에서는 확실히 반응이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멈추고 싶은 지점에서 마우스가 딱 서질 않고 조금씩 더 밀려 나가는 겁니다. 이걸 오버플릭(Over-flick)이라고 하는데, 조준점이 목표를 지나쳐 버리는 현상을 뜻합니다. 마우스가 너무 가벼워서 손가락의 미세한 힘 조절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이죠. 제 손이 갑자기 쓰레기가 된 줄 알고 한동안 당황했습니다.
물론 이건 적응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프로게이머나 하루 수 시간씩 연습하는 하드코어 유저라면 며칠 안에 손이 새 무게에 맞춰질 겁니다. 하지만 저처럼 가끔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가벼움에 적응하는 데 드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 당신의 손에 맞는 그립 스타일 찾기 |
그립감, 작은 손 가진 사람만의 특권인가
X2N CrazyLight Mini가 가장 크게 내세우는 또 하나의 특징은 쉘 설계입니다. 손 크기를 잴 때 흔히 쓰는 기준인 핸드사이즈(Hand Size)를 기준으로, 이 마우스는 F9(손 길이 약 18cm 이하) 이하의 손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허리 라인을 좁게 파내고 후면 험프(Hump), 즉 마우스의 등 부분에서 가장 높이 솟아오른 곡선을 높게 설계해 클로 그립(Claw Grip) 유저에게 손가락이 딱 밀착되는 안정감을 주려 했습니다. 클로 그립이란 손바닥은 마우스에서 약간 띄우고, 손가락 끝마디를 굽혀 클릭하는 방식입니다.
제 손은 F10 정도 됩니다. 딱 한 사이즈 크죠. 직접 쥐어봤는데, 손바닥 아래쪽이 마우스 엉덩이 부분에 걸치는 맛이 전혀 없었습니다. 손가락 끝으로만 간신히 붙잡고 있는 느낌이었달까요. 클로 그립 유저들 사이에서 졸업템이라는 소리가 나온다길래 기대를 좀 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손 크기가 조금이라도 기준을 벗어나면 그 찬사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됩니다. 몇 판 하지도 않았는데 손가락 마디가 뻐근해졌습니다.
마우스 그립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 팜 그립(Palm Grip): 손바닥 전체를 마우스에 얹어 사용하는 방식. 안정감이 높지만 빠른 움직임에는 불리합니다.
- 클로 그립(Claw Grip): 손바닥은 살짝 띄우고 손가락을 굽혀 클릭하는 방식. 속도와 안정감을 절충한 스타일입니다.
- 핑거팁 그립(Fingertip Grip): 손가락 끝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방식. 빠른 반응에 유리하지만 장시간 사용 시 피로도가 높습니다.
X2N CrazyLight Mini는 이 중 클로 그립에 가장 집중한 설계입니다. 팜 그립 유저나 손이 큰 분이라면 제품 페이지에서 아무리 설명을 읽어도 손에 쥐기 전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마우스는 반드시 직접 만져보고 사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대칭형 쉘(Symmetrical Shell)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대칭형이란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좌우 형태가 동일하게 설계된 쉘을 의미합니다. 한쪽 손에만 최적화된 비대칭 에르고 쉘에 익숙한 분이라면 처음에 어색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RTINGS의 게이밍 마우스 리뷰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대칭형과 비대칭형 각각의 장단점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본인의 그립 스타일에 맞는 쉘 형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구매 전 필수 과정입니다.
| 폴링 레이트 설정별 배터리 사용 시간 비교 |
8K 폴링레이트, 일반 게이머에게도 의미 있는 숫자일까
X2N CrazyLight Mini에는 펄사가 자체 개발한 플래그십 XS-1 센서가 들어가 있습니다. 32,000 DPI에 750 IPS, 50G 가속도를 지원하는데, DPI(Dots Per Inch)란 마우스를 1인치 움직였을 때 커서가 몇 픽셀 이동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고, IPS(Inches Per Second)는 센서가 추적할 수 있는 최대 이동 속도를 의미합니다. 수치만 보면 현존하는 게이밍 마우스 중 최상위권입니다.
여기에 별도의 8K 동글을 사용하면 무선 환경에서도 폴링레이트(Polling Rate) 8000Hz를 지원합니다. 폴링레이트란 마우스가 1초에 컴퓨터에 위치 정보를 몇 번 전송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1000Hz면 1초에 1,000번, 8000Hz면 1초에 8,000번 전송하는 셈이니, 이론상 입력 지연이 훨씬 줄어듭니다. 인텔의 폴링레이트 설명 자료에 따르면, 이 차이는 고주사율 모니터와 결합할 때 비로소 실제 체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일반 게이머들도 8K 폴링레이트를 체감할 수 있을까요? 제 경험상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친구와 함께 에이펙스 레전드를 돌려봤는데, 8K 모드로 설정했더니 배터리 아이콘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줄어드는 게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공식 스펙상 1000Hz에서 60시간 이상 버티던 배터리가 8000Hz로 바꾸면 12~20시간 수준으로 뚝 떨어집니다. 친구는 이걸 사고 나서 충전 케이블을 마우스에 항시 연결해야 할 판이라고 투덜거렸습니다. 무선 마우스를 쓰는 이유가 선의 걸리적거림을 없애려는 건데, 충전 걱정 때문에 케이블을 달고 살아야 한다면 유선 마우스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다수 실사용 후기에서 나오는 현실적인 타협안은 평상시에는 1000Hz~2000Hz로 유지하다가, 경쟁 랭크 게임처럼 진짜 중요한 판에서만 고폴링으로 올리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쓰면 배터리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실질적인 성능도 충분히 뽑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스펙의 최대치를 항상 쓰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게 이 마우스를 쓰는 현명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펄사 X2N CrazyLight Mini는 분명히 잘 만든 마우스입니다. 하지만 약 15만 원에 달하는 가격이 모든 게이머에게 정당화되는 건 아닙니다. 손이 작고 클로 그립을 쓰며 FPS에 진심인 분이라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습니다. 반면 가끔 게임을 즐기거나 손이 큰 편이라면, 오히려 7~8만 원대의 검증된 모델이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구매 전에 가능하다면 직접 손에 쥐어볼 기회를 꼭 만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숫자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게 마우스의 그립감이니까요.
숫자보다 중요한 건 내 손에 맞는 그립감
친구가 산 35g짜리 초경량 게이밍 마우스를 빌려 써봤습니다. 확실히 엄청 가볍고 슬라이딩도 부드러워서 플릭샷을 할 때는 반응이 빨랐습니다. 하지만 너무 가벼운 탓에 멈춰야 할 곳을 지나쳐버리는 오버플릭 현상이 생겨서 적응하는 데 꽤 애를 먹었습니다.제 손 크기는 F10 정도인데, 이 마우스는 F9 이하의 작은 손과 클로 그립에 특화되어 있어서 손바닥 아래가 붕 뜨고 손가락 마디가 뻐근했습니다. 8K 폴링레이트 역시 입력 지연은 줄어들지 몰라도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아 실속이 떨어졌습니다. 스펙표의 화려한 숫자만 믿고 살 게 아니라, 반드시 직접 쥐어보고 본인 손에 맞는지 확인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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