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Pulsar Feinmann F01 Noctua Edition 다한증 있는 사람의 필수템(냉각 마우스, 다한증, 팬 소음)

솔직히 저는 마우스에 팬이 들어간다는 발상 자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처음 이 제품 소식을 들었을 때 "기믹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그런데 Pulsar Feinmann F01 Noctua Edition을 직접 손에 올려보고 나서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손바닥이 덜 답답하다는 느낌, 생각보다 그게 게임 집중도에 실제로 영향을 줬습니다.



Computex에서 튀어나온 마우스, 팬 내장이라니

매년 6월 대만에서 열리는 Computex(컴퓨텍스)는 PC 하드웨어 업계의 주요 행사입니다. Computex란 세계 각지의 컴퓨터 부품 및 주변기기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공개하는 국제 전시회로, CES나 MWC에 비견되는 IT 박람회입니다. 올해 이 행사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제품 중 하나가 바로 Noctua와 Pulsar의 콜라보 마우스였습니다.

Noctua(녹투아)는 PC 공랭 쿨러 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브랜드입니다. 특유의 베이지와 갈색 조합 색상, 그리고 정숙성으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이번에 Pulsar라는 게이밍 마우스 브랜드와 손을 잡았습니다. Pulsar은 2020년에 설립된 국산 이스포츠 브랜드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해외 기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국내 브랜드였습니다. 이스포츠 팀 스폰서십과 프로 게이머 콜라보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을 만큼, 게이밍 주변기기 시장에서는 나름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회사입니다.

제가 이 제품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구매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로지텍이나 레이저처럼 검증된 대형 브랜드 제품도 아니고, 굳이 이걸 살 이유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써봐야 할 이유가 생겼고, 결국 사전 구매 기회를 통해 259,000원에 구입했습니다. 이후 업체에서 가격을 230,000원으로 조정하면서 차액을 환불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덕분에 최종 구매가는 23만 원 선이 됐지만, 여전히 하이엔드 마우스 중에서도 비싼 축에 속하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다한증 게이머가 직접 써보니 — 냉각 팬의 실제 효과

이 마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Noctua의 소형 팬이 내장되어 있고, 마우스 상단과 전면부에 타공(구멍을 뚫어 통기성을 높이는 가공 방식)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타공이란 외부 공기가 내부를 통과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구멍을 낸 것으로, 쿨링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경량화에도 기여합니다. 실제로 무게를 재보면 72g으로, 완전히 경량 마우스 범주에 들어갑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손바닥이 마우스 표면에 닿는 부분에서 바람이 올라오는 느낌이 꽤 독특했습니다. 팬 속도는 소프트웨어에서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4단계 풀 스피드에서도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예전에 유사한 컨셉의 크라우드펀딩 제품을 써본 적이 있는데, 그 제품은 팬이 돌아가면 마우스 자체에 진동이 꽤 심하게 전달됐습니다. 그에 비하면 Feinmann F01은 진동 억제가 확실히 잘 되어 있습니다. 팬이 돌아가고 있다는 게 느껴지긴 하지만, 게임 중에 무시할 수 있을 수준입니다.

팬을 끄면 오히려 손이 더 덥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게 단순한 심리 효과인지 실제 체감인지 헷갈릴 수 있는데, 저는 평소 손에 땀이 많은 편이라서 팬이 켜진 상태에서 손바닥이 매끈하게 유지됐습니다. 특히 일부러 더운 환경에서 FPS 게임을 했을 때, 손가락 마디보다 손바닥 쪽이 훨씬 건조하게 유지됐습니다. 팬 기능이 마케팅용 기믹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작동한다는 걸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단, 장시간 사용 후 마우스에서 손을 떼면 손바닥에 바람이 계속 부는 듯한 간질간질한 잔상이 남는 점은 적응이 필요합니다.

팬 자동 정지 기능도 있습니다. 마우스를 약 1분간 움직이지 않으면 팬이 자동으로 멈추고, 이 시간은 10초에서 30분 사이로 소프트웨어에서 조절 가능합니다. 배터리 효율을 위한 배려입니다. 실측 배터리 테스트에서는 4단계 팬과 8K 폴링레이트를 동시에 켠 상태로 3시간 게임 후 배터리가 53% 소모됐습니다.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대 5~6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합니다.

8K 폴링레이트와 광축 스위치 — 스펙의 실체

이 마우스는 쿨링 기능 외에도 성능 스펙이 상당합니다. 우선 폴링레이트(Polling Rate)가 8,000Hz를 지원합니다. 폴링레이트란 마우스가 1초에 몇 번 위치 정보를 PC에 전송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높을수록 커서의 움직임이 더 즉각적으로 반영됩니다. 일반 마우스가 125~1,000Hz 수준임을 감안하면 8,000Hz는 최상위 퍼포먼스 마우스에 해당합니다.

스위치는 Pulsar의 자체 옵티컬 스위치가 탑재되었습니다. 옵티컬 스위치(Optical Switch)란 빛의 차단 여부로 클릭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기계식 스위치와 달리 금속 접점이 없어 더블 클릭 오류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클릭감은 경쾌하고 응답이 빠르며, 제가 직접 연타를 반복해봐도 오입력은 없었습니다. DPI는 최대 42,000까지 지원하는데, 42,000으로 설정했다가 커서가 화면을 날아다니는 걸 보고 저는 바로 1,600으로 내렸습니다.

소프트웨어는 '비빔밥(Bibimbap)'이라는 이름의 웹 기반 플랫폼에서 구동됩니다. 국산 브랜드다운 네이밍이라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DPI를 X축과 Y축별로 독립 설정 가능 (수평과 수직 감도를 따로 조절)
  2. 폴링레이트 8,000Hz 설정 및 모션 싱크 기능 (센서 감지 타이밍과 데이터 전송 타이밍을 동기화)
  3. 마우스 로테이션 캘리브레이션 기능 (비대칭 마우스 특성상 비스듬히 쥐었을 때 직선 이동을 보정)
  4. 팬 자동 정지 시간 조절 (10초~30분 사이 설정)
  5. 동글과의 거리 기반 자동 절전 모드 전환
  6. 매크로 키 설정 및 버튼별 개별 커스텀

솔직히 이 기능 목록을 처음 봤을 때 게이밍 마우스 소프트웨어 중에서도 설정 항목이 많은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일반 사용자라면 절반도 안 쓸 기능들이지만, FPS에 진심인 게이머라면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최적화하는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마우스 전문 리뷰 사이트 RTINGS에서도 폴링레이트와 레이턴시의 관계에 대한 측정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데, 실제로 고폴링레이트가 고급 FPS 환경에서 체감 차이를 만든다는 내용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23만 원짜리 마우스를 살 만한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이 마우스의 외관 마감은 예상보다 훨씬 좋습니다. 탄소 복합 소재로 제작된 외관은 고급스러운 질감을 주고, 파팅 라인(금형 분리선)도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세밀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파팅 라인이란 제품 성형 과정에서 금형이 맞닿는 경계에 생기는 선으로, 이 선이 거칠거나 어긋나면 마감 품질이 낮다는 신호입니다. 대기업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도 외관 완성도는 손색이 없었습니다.

Noctua 특유의 베이지와 브라운 배색은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립니다. "내 책상에 놓이면 어색할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고, 실제로 주변에서도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 색이 게이밍 기어 특유의 번쩍임보다 조용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쪽이지만, 이건 순전히 취향의 영역입니다. 게다가 Noctua 에디션의 베이스가 되는 기본 모델도 가격대가 비슷한 수준이라, 콜라보 에디션이라고 해서 특별한 프리미엄을 얹은 느낌은 아닙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짚자면, QC(품질 관리) 이슈가 일부 보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FPS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다 보니 판매량이 늘고, 그만큼 개체 차이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제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봤을 때 일부 연결부 마감이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저는 만족했지만 구매자 분의 선택은 어떨지 궁금해요!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노트북 갤럭시 북6 리뷰 (팬서레이크, 햅틱트랙패드, 스피커)

휴대폰 모토로라 엣지 70 리뷰 (디자인, 배터리, 가성비)

마우스 로지텍 슈퍼스트라이크 리뷰(HITS, 햅틱클릭, 작동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