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로지텍 G304X 사용 후기(배경, 성능분석, 구매판단)
로지텍 G304X, 출시 전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드디어 나왔다"는 말이 돌았습니다. 무게 57g, 내장 배터리, 무게중심 개선. 7년 전 G304에서 딱 세 가지만 고쳐달라던 요구를 로지텍이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제가 처음 받아봤을 때 솔직히 이렇게까지 빨리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기다리다 지쳐서 그냥 다른 마우스 쓸 뻔했거든요.
7년 된 불만이 드디어 바뀌었다
G304를 써본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가 있습니다. AA 배터리를 넣는 구조 때문에 알카라인 기준으로 무게가 100g에 가깝게 올라가고, 배터리가 뒤쪽에 있으니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이 자연스럽게 후방으로 쏠렸습니다. 무게중심이란 물체의 질량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뜻하는데, 마우스에서 이게 중앙에서 벗어나면 손목으로 보정하게 되어 장시간 사용 시 피로가 쌓입니다. 에너자이저 리튬 배터리로 87g까지 낮춰도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G304X는 이 구조를 아예 뒤집었습니다. 290mAh 내장 리튬 배터리를 탑재해서 배터리 교체가 필요 없어졌고, 무게는 공식 스펙 기준 57g으로 줄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처음 들었을 때 "이거 배터리 빠진 거 아냐?"라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가벼웠습니다. 기존 G304 대비 40% 이상 경량화된 수치인데, 단순히 가벼운 게 아니라 손 위에서 균형이 잡혀 있다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무게중심이 마우스 중앙 근처에 잡혀 있어서 팜 그립으로 잡아도 앞뒤로 흔들리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충전 포트는 전면 USB-C 타입으로 들어갔습니다. microUSB가 아닌 게 정말 다행입니다. 요즘 케이블 통일 흐름에 맞춰 잘 넣어줬다고 생각합니다. 커버를 열 필요가 없어졌으니 커버 삐걱거림 문제도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일체형 쉘로 바뀌면서 사이드 플렉스도 거의 없었습니다. G304 오래 쓰신 분들이 가장 싫어하던 덜컹거림이 없어진 셈입니다.
센서와 내부 스펙, 실제로는 얼마나 달라졌나
스펙 표기상 HERO 25K 센서가 들어갔다고 되어 있는데, 현재는 DPI 락(Lock)이 걸려 있어 12K 기준으로만 동작합니다. DPI 락이란 센서가 지원할 수 있는 최대 해상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소프트웨어적으로 제한을 걸어둔 것을 말합니다. 추후 패치를 통해 25.6K까지 열어줄 예정이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DPI 수치보다 중요한 건 센서 응답속도(Sensor Latency)와 추적 정확도입니다. 센서 응답속도란 마우스가 움직임을 감지해서 신호를 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데, G304X는 이 부분에서 이전 모델보다 2ms 수준으로 개선된 수치가 계측됐습니다. 1K 폴링레이트 기준으로 이 정도면 충분히 잘 나온 편입니다.
MCU(Micro Controller Unit), 즉 마우스 내부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셋도 바뀌었습니다. 기존 G304에 들어갔던 노르딕 N52810에서 N52833으로 업그레이드됐는데, 이건 현재 로지텍 상위 라인업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최상급 MCU입니다. 1K 마우스라 8K 폴링레이트를 뽑아낼 수는 없지만, 내부 처리 안정성 측면에서는 확실히 더 나은 기반이 갖춰졌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내부 칩셋 차이가 실게임에서 바로 체감되지는 않더라도, 장시간 사용 시 끊김이나 드리프트 현상이 줄어드는 데는 영향을 줍니다.
LIGHTSPEED 무선 연결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LIGHTSPEED란 로지텍이 자체 개발한 2.4GHz 무선 통신 기술로, 일반 블루투스 대비 응답 지연이 극히 낮아 유선에 가까운 반응 속도를 구현합니다. 제가 직접 FPS 게임을 몇 시간 플레이해봤는데, 끊김이나 딜레이는 체감하기 어려웠습니다. 클릭 응답 속도도 이전보다 약 3ms 빨라진 것으로 계측됐고, 슬램 클릭(Slam Click) 방지 기능도 들어가 있습니다. 슬램 클릭이란 빠르게 마우스를 이동했다가 착지할 때 의도치 않은 클릭이 입력되는 현상인데, 이게 방지돼 있다는 건 경쟁 게임 유저 입장에서 꽤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G304X에서 바뀐 주요 스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무게: 알카라인 배터리 포함 약 100g → 내장 배터리 57g (약 40% 이상 감소)
- 배터리: AA 교체식 → 290mAh 내장 리튬, USB-C 충전 지원
- MCU: 노르딕 N52810 → N52833 (상위 라인업과 동일)
- 클릭 스위치: Omron China 1,000만 회 → 2,000만 회 (Omron G1)
- 무게중심: 배터리 위치로 인한 후방 쏠림 → 중앙 정렬
한 가지 아쉬운 건 동글 수납 공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로지텍 상위 제품들은 마우스 하단에 USB 동글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G304X에는 그게 빠졌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휴대용으로 들고 다닐 분들도 있을 텐데, 동글 분실에 신경 써야 합니다. 이건 제가 실제로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불편함을 느낀 부분입니다.
이 마우스, 누구한테 맞고 누구한테 안 맞나
결국 구매 결정 전에 확인해야 할 게 있습니다. G304X는 G304의 폼팩터(Form Factor)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폼팩터란 제품의 물리적 형태와 크기를 뜻하는데, G304의 좌우 대칭 소형 쉘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말입니다. 손이 작은 편이거나 핑거팁·클로 그립으로 쓰는 분들에게는 잘 맞지만, 팜 그립(Palm Grip)으로 마우스 전체를 손으로 감싸는 방식을 선호하는 분들, 특히 손이 큰 분들에게는 장시간 사용 시 손가락 피로가 올 수 있습니다. 팜 그립이란 손바닥 전체를 마우스 위에 올려놓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반면 마우스 크기가 손 크기와 잘 맞아야 합니다.
가격은 중국 출시가 기준 약 269위안, 한화로 6만 원 수준입니다. G304가 국내 최저가 기준 4만 원 선인 걸 감안하면 두 배 가까운 가격인데, 제 경험상 이 가격 차이는 충분히 납득할 만합니다. 건전지 비용을 없애고, 무게를 절반 가까이 줄이고, 무선 안정성까지 유지했다면 6만 원이 아깝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는 중국 PC방용으로 먼저 출시된 상태라 USB 케이블이 동봉되지 않았고, 글로벌 정발 시에는 케이블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로지텍 공식 제품 라인업은 로지텍G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휠 엔코더가 G304 대비 조금 더 뻑뻑해졌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기존의 가볍게 돌아가는 휠에 익숙하셨다면 처음에 약간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이밍 마우스의 전반적인 성능 비교 기준은 rtings.com 마우스 성능 데이터베이스를 참고하시면 객관적인 수치 비교에 도움이 됩니다. 직접 수치를 보고 결정하고 싶은 분들에게 꽤 유용한 사이트입니다.
G304X는 "더 좋은 걸 원하는 G304 유저"를 위한 제품입니다. 배터리 교체 번거로움이 싫고, 더 가볍고 균형 잡힌 마우스를 원했다면 이건 거의 정답에 가깝습니다. 글로벌 정발이 되면 국내에서도 직구 없이 구매할 수 있을 텐데, 그때 다양한 색상 중 원하는 걸 골라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핑크 색상 출시되면 하나 더 살 생각입니다. 지금 당장 구매를 고민 중이라면 동글 수납 문제와 폼팩터가 본인 손 크기와 맞는지 먼저 확인하고 결정하세요.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MLyTL4q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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