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ROMO P 로봇청소기 정보와 리뷰 (드론기술, 장애물회피, 구매판단)

최대 흡입력 25,000Pa. 드론 회사가 만든 로봇청소기라는 말이 처음엔 마케팅 문구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돌려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장애물을 피하는 속도가 제가 쓰던 기존 제품과는 확실히 달랐거든요. 기술이 다른 바닥에서 자라면 결과물도 다릅니다.



드론 기술이 바닥을 기다: DJI ROMO P의 배경

DJI는 원래 드론 제조사입니다. 하늘을 날며 공간을 인식하고 장애물을 회피하는 기술을 수십 년 동안 쌓아온 회사가, 이번엔 그 기술을 그대로 바닥에 내려놓은 겁니다. 로봇청소기 시장에 뛰어든다는 발표를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청소기는 청소기 회사가 더 잘 만드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ROMO P의 구조를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전면에는 듀얼 어안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는데, 어안 카메라(Fisheye Camera)란 180도에 가까운 초광각 렌즈를 사용해 넓은 시야각을 확보하는 촬영 장치를 뜻합니다. 드론이 공중에서 지형을 내려다볼 때 쓰는 방식과 원리가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LiDAR(라이다) 센서도 전면에 고정 탑재되어 있는데, LiDAR란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주변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로, 자율주행차에도 널리 쓰이는 기술입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하면서 실시간으로 공간 지도를 그리고 장애물을 인식하는 구조입니다.

로봇청소기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11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DJI가 이 시장에 진입한 타이밍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디자인도 꽤 독특합니다. 베이스 스테이션과 본체 외관이 투명하게 제작되어 있어서, 물이 급수되는 과정이나 먼지가 흡입되는 흐름이 그대로 보입니다. DJI는 이걸 해파리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고 밝혔는데, 처음 봤을 때는 레트로하면서도 미래적인 묘한 분위기가 났습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 생산 공정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라 생각보다 오래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써보니: 장애물 회피 성능과 청소 품질 분석

청소 성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장애물 회피 능력이었습니다. 기존 로봇청소기를 쓰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충전 케이블이나 의자 다리처럼 낮고 가는 물체에는 대부분의 제품이 한 번씩 걸립니다. ROMO P는 이런 상황에서 속도를 줄이면서 경로를 우회하는 반응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장애물 인식이 뛰어나다"는 말은 많은 제품이 하는 주장이지만, 실제로 써보니 이건 좀 다릅니다.

흡입력은 최대 25,000Pa로, Pa(파스칼)란 압력의 단위로 수치가 높을수록 강한 흡입력을 의미합니다. 카펫 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최대 흡입 모드로 전환되는데, 소리가 확 달라질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표준 모드로 돌려두면 평소엔 비교적 조용하게 작동하다가 카펫에서만 집중 흡입하는 방식입니다.

물걸레 청소에서는 동작형 브러시 구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좌측은 고정형, 우측은 동작형으로 각각 다르게 작동하는데, 가구 다리 주변이나 벽 경계처럼 사각지대가 생기기 쉬운 부분에서 우측 걸레가 옆으로 뻗어나가면서 청소를 합니다. 사람이 직접 걸레질을 할 때 구석을 긁어내는 동작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베이스 스테이션의 자동 세척 기능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오토 클리닝(Auto Cleaning)이란 청소 후 로봇이 스테이션에 복귀하면 걸레를 자동으로 세척하고 건조까지 진행하는 기능입니다. 로봇청소기를 몇 년째 써온 입장에서 걸레 건조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약 청소 돌려놓고 외출했다가 돌아왔을 때 덜 마른 걸레 냄새가 집 전체에 배어 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ROMO P는 고온 건조 방식을 사용해서 그 부분이 확실히 개선된 느낌입니다.

구매를 고민할 때 실제로 비교하게 되는 항목들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장애물 회피 성능: LiDAR + 듀얼 어안 카메라의 조합으로 실시간 공간 인식. 케이블, 작은 물체, 가구 다리 등에서 기존 제품 대비 반응 속도가 빠름
  2. 흡입력: 최대 25,000Pa, 카펫 자동 감지 후 최대 출력 전환. 배터리 5,000mAh 기준 최대 약 54평(180㎡) 커버 가능
  3. 물걸레 시스템: 고정형 + 동작형 걸레 조합으로 사각지대 보완. 세정액 투입 및 고온 건조 기능 포함
  4. 베이스 스테이션 자동화: 먼지 자동 배출(먼지 봉투 방식), 걸레 세척·건조, 급수 및 오수 분리 탱크(각 164ml)
  5. 소프트웨어 완성도: DJI Home 앱 연동. 초기 펌웨어 업데이트 후 한글 지원. 일부 사용자 맵핑 오류 보고 있음

다만 소프트웨어 쪽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드웨어 완성도가 높다고 해서 앱 안정성이 따라오는 건 아니고, 실제로 초기 사용자 중 일부는 맵핑 오류나 앱 연결 끊김을 경험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신제품인 만큼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수 있습니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구매 판단 기준

ROMO P의 가격대는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중에서도 상단에 위치합니다. 이 가격이면 로보락, 에코백스 등 기존 강자들의 최상위 모델과 직접 경쟁하는 포지션입니다. "드론 회사니까 장애물 인식은 더 낫겠지"라는 기대를 갖고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 기대가 틀리지는 않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 하나만 보고 결정하기에는 따져볼 게 더 있습니다.

소모품 가격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먼지 봉투 방식은 직통형 먼지함보다 위생적이지만, 교체 비용이 장기적으로 누적됩니다. 걸레 패드 교체 주기와 세정액 비용도 초기 구매가 이외의 유지 비용으로 반드시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DJI 공식 사이트에서 소모품 항목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A/S 접근성도 체크 포인트입니다. DJI는 드론 분야에서 국내 서비스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해왔지만, 로봇청소기 카테고리에서의 서비스 경험은 아직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술력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장기적인 사용자 경험이 진정한 평가를 결정할 제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결국 ROMO P는 "청소기를 잘 만드는 회사의 최신작"이 아니라 "공간 인식 기술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회사의 첫 번째 청소기"입니다. 이 차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구매 판단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저는 장애물 인식과 이동 정밀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진지하게 살펴볼 만한 선택지라고 봅니다.

며칠을 돌려본 결론은 이렇습니다. 청소 잘하는 건 기본이고, 그 위에 드론으로 다진 공간 인식 기술이 실제로 느껴지는 제품입니다. 소프트웨어 완성도와 장기 안정성은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하드웨어 기반 자체는 탄탄합니다. 프리미엄 로봇청소기를 고민 중이라면 기존 브랜드와 나란히 놓고 스펙을 비교해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좁고 복잡한 공간이 많은 집이라면 ROMO P의 강점이 더 두드러지게 느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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