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샥즈 오픈핏 프로 사용 리뷰(착용감, 노이즈리덕션, 음질)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귀를 아예 막지 않는 오픈형 이어폰이 소음을 줄여준다고? 머릿속에서 물음표가 먼저 떴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껴보는 순간 그 의심이 싹 사라졌습니다. 샥즈 오픈핏 프로, 착용감과 노이즈리덕션, 그리고 음질까지 세 가지를 직접 써본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

착용감: 끼고 있다는 걸 잊어버릴 수 있을까요?

이어폰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게 착용감이라는 분, 저도 그렇습니다. 특히 운동할 때 귀에서 빠지거나 장시간 착용 시 압박이 생기는 문제로 제품을 바꾼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요. 오픈핏 프로를 처음 착용했을 때 느낌은 딱 하나였습니다. "이게 진짜 붙어 있는 건가?"

이어 후크(ear hook)란 귀 뒤쪽을 감싸 이어폰을 고정해 주는 부위를 말합니다. 오픈핏 프로의 이어 후크는 초슬림 니켈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졌는데, 니켈 티타늄 합금이란 형상 기억 특성과 높은 탄성을 동시에 가진 소재로 쉽게 변형되지 않으면서도 피부에 자연스럽게 밀착됩니다. 덕분에 머리를 흔들거나 뛰어도 흔들림 없이 고정됐습니다. 제가 직접 러닝 중에 써봤는데 한 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귀에 닿는 부분에는 Shokz Ultra-Soft Silicone 2.0이 적용됐습니다. 이 소재는 피부 접촉면의 마찰과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된 고탄성 실리콘으로, 장시간 착용해도 귀 안쪽이 짓무르거나 아프지 않습니다. 실제로 3~4시간 연속 착용해도 불편함이 없었고, 오히려 끼고 있다는 걸 잊어버리는 순간이 생겼습니다. 이건 제가 다른 오픈형 이어폰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었습니다.

박스 안에 보조 지지 액세서리도 포함돼 있는데, 처음엔 굳이 필요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귓바퀴에 살짝 얹어주는 방식으로 지지 면적을 분산시켜주니 무게가 더 고르게 분배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착용 안정감이 한 단계 더 올라가더라고요. 이 액세서리를 끼우면 본체보다 약 3g 정도 무게가 늘지만, 신기하게도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오픈핏 프로에는 후크형 오픈 이어폰 최초로 착용 감지 센서(Wear Detection Sensor)가 탑재됐습니다. 착용 감지 센서란 이어폰이 귀에 장착됐는지 여부를 감지해 자동으로 재생과 일시정지를 제어하는 기능입니다. 빼면 멈추고 끼면 다시 재생되는, 작은 기능이지만 실제로 써보면 상당히 편리합니다.

노이즈리덕션: 오픈형인데 소음이 사라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저도 처음엔 이게 가능한 건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귀를 막는 커널형 이어폰의 ANC(Active Noise Cancelling, 능동형 소음 제거)도 아니고, 귀가 뻥 뚫려 있는 구조에서 어떻게 소음을 줄인다는 건지요. ANC란 마이크로 주변 소음을 감지한 뒤 그 소음과 정반대 위상의 음파를 생성해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오픈형에서는 물리적으로 막힌 공간 자체가 없으니 그 원리가 훨씬 복잡해집니다.

오픈핏 프로가 사용하는 방식은 트리플 마이크 시스템과 적응형 이어 알고리즘의 조합입니다. 적응형 이어 알고리즘(Adaptive Ear Algorithm)이란 사람마다 다른 귀의 형태와 이어폰 착용 위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역위상 음파를 최적화하는 연산 방식을 말합니다. 귓볼에 걸리는 모양도, 귓구멍이 나 있는 방향도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정밀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거죠.

피드 포워드 마이크(Feed-Forward Microphone) 두 개가 외부 소음을 먼저 감지하고, 피드백 마이크(Feedback Microphone)가 귀 안쪽의 소음 잔량을 추가로 파악해서 보정합니다. 피드백 마이크는 단순히 붙어 있는 게 아니라 귓구멍 방향에 맞춰 정확한 위치에 돌출 설계된 커스텀 부품입니다. 이 구조 덕분에 중고주파 대역의 소음까지 알고리즘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기술적인 핵심입니다.

제가 직접 써본 환경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러닝머신 위에서였습니다. 벨트 소리, 주변 대화 소리가 끼는 순간 확실히 줄어드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차단되는 건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는 게 아니라 에어커튼처럼 흐름을 막아주는 느낌입니다. 필요한 소리는 그대로 들리면서 불필요한 배경 소음만 걸러주는 거죠. 이 차이가 커널형 ANC와 용도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입니다.

오픈핏 프로의 노이즈리덕션이 특히 효과적인 환경과 그렇지 않은 환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러닝머신 벨트 소리, 공기청정기·환풍기 같은 지속적인 저주파 소음 — 효과가 매우 뚜렷합니다.
  2. 사무실 내 일반 대화 소음, 도로 교통 소음 — 체감상 확실히 줄어듭니다.
  3. 지하철 바퀴 마찰음처럼 날카롭고 순간적인 고주파 소음 — 억제 폭에 한계가 있습니다.
  4. 비행기 기내처럼 극도로 시끄러운 환경 — 커널형 ANC 제품이 더 적합합니다.

이 부분은 처음부터 알고 접근하는 게 맞습니다. 오픈핏 프로의 노이즈리덕션은 귀를 열어놓은 채 일상 소음을 줄이는 데 최적화된 기술이지, 완전한 차음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그 전제 위에서 평가하면 이 기술은 정말 잘 만들어진 겁니다.

음질: 오픈형 이어폰에서 이 소리가 나온다고요?

음질에 대해서는 솔직히 기대를 낮추고 시작했습니다. 귀를 막지 않으면 저음 손실이 필연적이라는 게 상식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들어보고 나서 그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오픈핏 프로에는 Shokz SuperBoost라는 동기화된 듀얼 다이어프램 드라이버가 탑재됐습니다. 듀얼 다이어프램 드라이버(Dual Diaphragm Driver)란 두 개의 진동판이 정밀하게 동기화되어 각각 다른 음역대를 담당함으로써 음의 해상도와 분리감을 높이는 구조를 말합니다. 11×20mm 크기의 드라이버로 16.7mm 원형 스피커 수준의 출력을 낸다고 하는데, 실제로 저음의 무게감이 오픈형 치고는 상당했습니다.

거기에 DirectPitch 3.0 기술이 소리를 귓구멍 방향으로 정밀하게 조준해서 쏴줍니다. DirectPitch란 드라이버에서 발생한 음파를 사용자의 외이도(귓구멍) 방향으로 집중시켜 음 손실을 최소화하는 샥즈 독자 기술입니다. 귀를 막지 않아도 음이 흩어지지 않고 귀 안으로 잘 전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Dolby Atmos(돌비 애트모스) 지원도 추가됐습니다. 돌비 애트모스란 평면적인 스테레오를 넘어서 위아래 앞뒤 방향감까지 구현하는 3D 입체 음향 기술입니다. 오픈형 이어폰에서 헤드 트래킹까지 지원한다는 건 예상 밖이었는데, 실제로 써보니 공간감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Shokz 공식 사이트에서 기술 사양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Shokz Korea 공식 사이트).

앱에서 제공하는 10밴드 커스텀 이퀄라이저도 실용적입니다. 저음 강조, 고음 강조, 기본 모드 각각의 차이가 귀로 느껴질 만큼 확실했습니다. 오픈형 이어폰에서 이 정도 음질 조정 기능이 제공된다는 건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블루투스 5.4에서 6.1로 업그레이드된 덕분인지 한 달 넘게 사용하면서 연결이 끊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어폰 음질 평가 기준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ITU-R BS.1116 오디오 평가 권고안(출처: ITU)을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정한 오디오 품질 평가 방법으로, 이어폰 리뷰를 읽을 때 어느 기준으로 평가된 것인지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픈핏 프로는 369,000원이라는 가격표를 달고 나왔습니다. 전작보다 8만 원 높아진 수치인데, 제가 직접 써본 입장에서는 그 차이만큼의 기술적 발전이 체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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