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형 FHD 화면에 안드로이드 14, 8GB 램, 128GB 스토리지. 499,000원짜리 제품 스펙지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거대한 태블릿이면서 동시에 포터블 디스플레이이고, 어떤 상황에서는 그냥 TV가 되는 이 물건, 과연 어떤 사람에게 답이 될 수 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디스플레이 사양, 수치보다 실사용이 기준입니다
그레잇 포터블 스크린의 화면은 대각선 62cm, 해상도는 FHD(1920×1080)입니다. 24.5형에서 FHD라고 하면 픽셀 밀도(PPI)가 낮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PPI란 인치당 픽셀 수를 뜻하는데, 수치가 낮을수록 화면을 가까이서 봤을 때 점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제가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걱정한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써보니 이 제품을 코앞에 두고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소파에서 1미터 정도 떨어져 놓고 보거나, 침대 맡에 세워두면 PPI의 한계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풀 라미네이팅 처리가 된 화면이라 패널과 유리 사이의 공기층이 없어 색이 뭉개지는 느낌도 없고, 베젤도 꽤 얇은 편이라 전체적인 몰입감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반사율이 약 6% 수준으로 실내 조명이 밝은 환경에서는 화면에 빛이 맺히는 게 보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창가 쪽에 놓으면 낮에는 좀 거슬리더라고요. 반사 방지 필름을 붙이면 체감이 확실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밝기는 최대 250니트(nit) 수준인데, 니트란 화면이 얼마나 밝게 빛을 내는지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요즘 프리미엄 태블릿들이 500~1000니트를 넘나드는 것과 비교하면 낮지만, 실내에서 일반적인 거리를 두고 사용하는 용도에서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활용성이 이 제품의 진짜 무기입니다
이 제품을 단순히 큰 태블릿으로만 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제가 가장 놀란 부분은 USB-C 포트가 DP-Alt 모드 입력을 지원한다는 점이었습니다. DP-Alt 모드란 USB-C 케이블 하나로 영상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인데, 쉽게 말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태블릿을 케이블 하나로 연결하면 이 화면이 외장 모니터처럼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닌텐도 스위치처럼 HDMI 신호를 출력하는 기기는 별도의 변환 케이블이나 컨버터가 필요하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HDMI와 USB-C의 핀 배열이 맞더라도 신호 방식이 달라서 변환 없이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구매하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무선 미러링도 됩니다. 기본 설치된 케이쉐어 앱을 통해 아이폰은 에어플레이(AirPlay) 방식으로, 갤럭시는 스마트 뷰를 통해 그레잇 포터블 스크린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에어플레이란 애플 기기 간 무선으로 화면이나 오디오를 공유하는 기술입니다. 제가 맥북으로 연결해봤는데 반응 속도도 일반적인 사용에 지장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윈도우나 안드로이드 기기는 애플만큼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화면을 크게 공유하는 용도로는 충분합니다.
콘텐츠 재생 측면에서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Widevine L1을 지원하고 AV1 디코딩까지 됩니다. Widevine L1이란 넷플릭스, 웨이브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HD 화질로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보안 인증 등급입니다. 이 인증이 없으면 같은 앱을 설치해도 화질이 제한됩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태블릿이기 때문에 스마트 TV에서는 안 되는 저렴한 요금제나 실시간 방송 앱도 그냥 설치해서 쓸 수 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꽤 편합니다.
이 제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유튜브, OTT, 웹서핑 등 일반 콘텐츠 소비
- USB-C DP-Alt 입력을 통해 노트북, 스마트폰의 외장 모니터로 활용
- 에어플레이·스마트 뷰 등 무선 미러링으로 대화면 공유
- 킥스탠드로 세워두거나 VESA 75×75 홀로 TV 스탠드에 거치
- 동봉된 터치펜과 화이트보드 앱으로 메모·드로잉 용도
칩셋 성능, 솔직하게 따져봤습니다
이 제품에 탑재된 칩셋은 락칩 RK3576입니다. 2.2GHz A72 쿼드 코어와 2.02GHz A53 쿼드 코어를 합친 옥타 코어 구성인데, 주로 스마트 TV나 IoT 기기에 쓰이는 칩입니다. 벤치마크 수치만 보면 최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그런데 이 칩셋이 이 제품에서는 크게 약점이 되지 않습니다. FHD 해상도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연산량 자체가 크지 않아서인지, 웹서핑이나 영상 재생에서 버벅임은 거의 없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보통 이 정도 사양이면 앱 전환할 때 뚝뚝 끊기는 느낌을 예상하는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쓱쓱 넘어가는 편이었습니다. 8GB 램 덕분에 멀티태스킹도 그럭저럭 받쳐줍니다.
발열 안정성도 준수합니다. 3DMark 같은 벤치마크 앱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안정성 수치가 나오는데, 이는 칩셋이 무리를 안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발열 때문에 성능이 떨어지는 스로틀링(throttling) 현상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스로틀링이란 기기가 과열될 때 성능을 일부러 낮춰 온도를 조절하는 현상입니다. 장시간 OTT 시청이나 화이트보드 용도에서는 충분한 성능이라고 봐도 됩니다.
배터리는 77.7Wh 용량입니다. 스펙표에는 5,050mAh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15.4V 기준 수치라서 스마트폰의 5,050mAh와 직접 비교하면 안 됩니다. 실제 에너지 용량은 훨씬 크며, 밝기 50% 기준으로 최대 6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동봉된 65W 어댑터로 2시간이면 완충됩니다. USB-C 충전이 안 된다는 점은 아쉽지만, 이동 중에 쓰는 기기가 아니라 반고정형으로 쓰는 특성상 치명적인 단점은 아닙니다. 배터리와 스마트 기기 관리에 대한 참고 정보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99,000원, 이 돈이면 누구에게 맞는 선택일까요
이 제품을 사기 전에 한 가지만 먼저 물어보면 됩니다. "한 자리에만 두고 쓸 건가, 아니면 옮겨 다니며 쓸 건가?" 4.58kg이라는 무게는 한 손으로 들고 통근하기에는 무겁습니다. 하지만 방에서 거실로, 집에서 캠핑장으로 옮기는 수준이라면 킥스탠드와 손잡이 덕분에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습니다. 같은 카테고리의 원조 격인 갤럭시 뷰가 2.6kg이었다는 걸 떠올리면 화면 크기 차이를 고려해도 무게 차이는 있습니다.
에어 마우스 기능이 있는 리모컨은 예상보다 훨씬 유용합니다. 에어 마우스란 리모컨을 공중에서 움직여 화면 커서를 제어하는 방식인데, 가격대가 높은 제품처럼 정밀하지는 않지만 거리를 두고 앱을 실행하거나 스크롤하는 정도는 충분히 됩니다. 스피커도 중저음용 7W 두 개, 고음용 3W 두 개로 총 20W 출력인데, 제가 직접 들어봤을 때 이 크기 기기에서 이 정도 소리가 나올 거라고는 예상 못 했습니다. 겉으로는 스피커가 어디 있는지도 잘 안 보일 만큼 깔끔하게 숨겨져 있어서 더 의외였습니다.
구매 전 참고할 만한 포터블 디스플레이 시장 동향은 한국소비자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교 제품을 살펴보면 비슷한 가격대에 순수 포터블 모니터는 있어도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대형 태블릿 겸 외장 모니터 겸 스마트 TV 역할을 동시에 하는 제품은 흔치 않습니다. 그 희소성이 이 제품의 가장 강력한 구매 이유가 됩니다.